판의 경계
지구 상에 분포하는 주요 판의 구분을 살펴보면, 대서양 중앙해령의 서쪽과 아메리카 대륙, 대서양 중앙해령의 동쪽의 북부와 유라시아 대륙, 해령 동쪽의 남부와 아프리카 중서부는 각각 하나의 판으로 취급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이 사이에 진앙의 배열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대륙과 해양을 때때로 일체화시켜 하나로 취급하는 것은 해양저가 정지해 있고, 대륙만이 이동한다는 베게너 이후의 대륙 이동설과는 기본적으로 다른 점입니다. 판 개념의 중요성은 그들의 분포만이 아니라, 각 판이 일체화된 구면 위를 수평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더욱이 판이 내부에서는 변형되지 않는 강체의 성질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판과 판 사이의 상대 운동은 세 가지 경우 중 어느 하나일 것입니다. 첫 번째 경우 (a)는 판이 서로 가까워짐, 두 번째 (b)는 판이 서로 멀어짐, 세 번째 (c)는 판이 서로 비스듬히 어긋나는 경우입니다. 실제로 중요한 지질학적 현상의 상당 부분이 이러한 판의 경계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설명되며, 이것이 넓은 의미의 판구조론입니다. 이러한 판과 판 사이의 경계도 수렴 경계, 발산 경계, 보존 경계 세 종류로 분류됩니다. 지형적으로 수렴 경계는 해구 및 조산대, 발산 경계는 중앙 해령, 보존 경계는 변환 단층을 형성시킵니다. 이러한 판의 경계 종류들을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판 경계의 종류
1. 수렴형 경계
서로 접근하는 판의 한 쪽이 해구에서 맨틀 속으로 침강하여 지표로부터 사라져 버리기 때문에 소멸형 경계라고도 부릅니다. 그리고 한쪽 판이 다른 쪽 판의 아래로 경사지게 밀려들어가면서 맨틀 속으로 침강하는 현상을 섭입이라고 합니다. 섭입의 과정에서는 항상 해양판이 대륙판 아래로 기어들어가게 됩니다. 이는 해양판이 대륙판보다 비중이 크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수렴형 경계에서는 해구와 더불어 도호(island arc) 및 육호(continental arc)가 생겨나게 됩니다. 섭입해 들어가는 판은 심발 지진을 계속 일으키게 되며, 적어도 수백 km 깊이까지 내려가게 되는데, 이는 주위의 상부 맨틀보다 비중이 크기 때문입니다. 수렴하는 두 개의 판이 모두 가벼워서 맨틀 속으로 섭입 되지 않는 대륙판의 경우에는 지각이 서로 부딪쳐 올라가 히말라야 산맥, 티베트 고원과 같은 조산대가 생겨납니다.
2. 발산형 경계
서로 멀어져 가는 판의 후면에는 그 빈 공간을 메우기 위해 맨틀에서부터 고온이며, 부분 융용된 유동성이 강한 연약권의 물질이 솟아 올라오게 됩니다. 이 물질은 상승과 함께 압력이 감소되므로 융점이 내려가고, 용융 정도가 증가하며 마그마를 발생시키게 됩니다. 마그마는 지표에 이르게 되면 해수에 의해 냉각되고 고화되어 해양지각을 만들게 됩니다. 이렇게 생성된 해양 지각은 멀어져 가는 판에 부가되어 그 일부가 되어 이동해 가게 됩니다. 해양지각 아래의 연약권 물질도 상부에서부터 냉각이 진행됨에 따라 고화되어 암석권 물질로 되어 판에 덧붙여지게 됩니다. 이것이 해저 확장(sea-floor spreading)의 과정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발산형 경계, 즉 중앙 해저 산맥을 부가형(accretionary) 경계라고도 부릅니다. 마그마가 냉각, 고화되어 새로운 해양지각이 생성될 때에는 지구 자기장에 의해 자화 됩니다. 한편, 지구 자기장은 몇 십만 년에 한 번 정도로 역전하기 때문에 확장하는 해양지각은 대자 방향이 띠모양으로 정상과 역전이 반복된 형태를 보이게 됩니다. 따라서 해상에서는 띠모양의 지자기 이상이 생기게 됩니다. 이에 의하면, 띠 모양의 폭은 해양저 확장의 속도에 비례하기 때문에 판의 상대 속도를 아는 지표가 됩니다. 또 띠모양의 형태가 해양저 확장 과정에서 거의 변형되지 않는다고 하는 관측 사실은 판의 강체성에 대한 유력한 근거 중 하나가 됩니다.
3. 보존형 경계
보존형 경계에서는 두 개의 판이 서로 밀착되어 어긋나게 됩니다. 상대 운동은 이 경계에 평행하기 때문에 평행 이동형(translational) 경계라고도 합니다. 현실적으로는 윌슨이 1965년에 제창한 변환 단층(transform fault)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변환 단층 경계라고도 부릅니다. 변환 단층은 대서양 중앙 해저 산맥 등의 해저 산맥축을 직각으로 조각조각 자르고 있습니다. 북아메리카 서해안의 산 안드레아스 단층도 변환 단층의 한 예입니다. 변환 단층은 판이 상대 운동하는 방향을 나타내는 지시자가 됩니다. 변환 단층은 해저 산맥과 해저 산맥으로 연결된 경우가 많지만 해구와 해구, 해저 산맥과 해구로 연결된 경우도 있습니다. 변환 단층의 생각은 판구조론을 확립하는 데 있어 본질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 변환 단층의 개념이 없었더라면 판 경계에 대한 이해는 불완전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4. 3지점
닫힌 면을 두 개 이상의 판으로 분할시키면, 반드시 세 개의 판이 접하는 점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여기에 세 개의 판이 이루는 경계가 만나게 되며, 이러한 점을 3 지점(triple junction)이라 합니다. 판 경계의 분포를 살펴보게 되면 실제로 이러한 회합점이 존재함을 알 수 있습니다. 어떤 종류의 3 지점은 그 형태를 계속 유지할 수 있으나, 어떤 종류는 한순간 밖에는 존재하지 않게 되는 것이 3 지점의 흥미로운 성질입니다. 그 형태를 계속 유지하는 3 지점을 안정, 한 순간 밖에 존재하지 않는 3지점을 불안정한 3 지점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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